인도의 마하발레슈와르에 다녀왔다. 학회가 있었지만 틈틈히 밖에 나갔다 왔는데, 잠깐 적어볼까한다. 뭄바이에서 남서쪽으로 280km 정도 들어가면 산맥이 시작되는데 이곳이
Mahabaleshwar 다.

호텔에서 했는데 그럭저럭 괜찮은 곳이었다. Fountain hotel.
이곳은 5대 강의 수원지이며 유명한 관광지인데, 최정상은 해발 1500m 정도라고 한다. 팡크가니(Panchgani)가 가까운
관광지이고, 푸네(Pune)는 그나마 가까운 대도시. 기후 때문에 딸기가 많이 자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장에는 딸기를 엄청
팔더라. 내가 갔을 때는 아침기온 15도에 점심기온 25도 였다. 습도는 높은 편이 아니라서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다.
첫 날 저녁에 학회장을 빠져나와 마을 구경을 갔다. 근처 마을은 저녁에도 사람이 그득했는데, 인도인들은 저녁 늦게까지도 잠 안자고 나다니더라. 인상적인 건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 음악시디파는 가게, 신발가게. 왜 이렇게 신발을 많이 파는 걸까. 나도 하나 샀다. 280루피에.
다음날,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간다. 식당의 모습. 이 식당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이다. For Veg. 한 이틀이나 삼일은 그런지도 모르고 먹었다. 나오는 음식이 빵 구운거, 식빵, 야채들을 튀기고 볶고 조리고 삶아 - 갖가지 양념으로 무쳐내 나오거나 양념을 곁들여 나오는 식이라서 대채롭다. 고기를 못먹었다는 인식을 못하고 있다가 어느 누군가의 지적에 의해 그동안 고기를 못 먹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곳이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인 것을 알게 되었다. -_-;
다음날, 세시에서 여섯시 까지는 자유시간이었다. 물론 공부를 더 할 수도 있겠지만 나와서 구경하는 것도 즐거움이니까. 전날 떠났던 마을로 출발.
저녁에 봤던 풍경과는 많이 다르다. 날이 꽤 좋았고 어제 걸었던 길이 이 길이 맞는지도 의심스럽다.
딸기와 딸기를 건너서 시장은 길었다. 종로 5가에서 4가 정도를 걸어 3가에 이를 때 쯤, 버스 정류장이 보였다. 버스는 완전 낡아서 털털거리는데 사람들은 꾸역꾸역 타고 간다. 시동 걸면 검은 연기가 푸르륵하고.
기저기 보이는 식당들. 그리고 신기한게 여긴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한 교통수단으로 말을 타고 다니는 걸까. 가끔은 할아버지들이 말을 태워주고 돈을 받는 걸 봤는데 이 사람들도 그런걸까? 그건 잘 모르겠다.
마을 어귀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을 만났다. 이름은 Jaysigh. 10분에 100루피. 흔쾌히 수락하고 그렸다. 사진은 전에 올렸으니 뭐. 결과적으로 별로 마음에 들진 않지만 좋은 추억이다. -_-; 그리고 있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구경해주셨다. 동물원 원숭이가 되었지만, 구경하던 애들하고도 같이 한 장 찍고 재밌었다. 여기 사람들은 친절하고 구김이 없고 낯선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눈이 참 맑다. 아이들은 예쁘다.
이 아저씨는 길가는데 나를 붙잡더니 사진 좀 찍어달라고. 이 사람들은 나를 알지도 못하는데다가 내 사진기에 찍혀도 어차피 자신의 사진을 얻지도 못하는데 찍어달라고 한다. 애들은 그렇다고 해도 어른들은. 그래서 같이 찍자고 하고 어색하게 한 장. 찍고나니 내가 꿀리냐. 얘네들은 왜 이리 시원시원하게 생겼어.
이 애들은 나를 잡아먹겠다는게 아니고 좋다고 달려든거다. 오해하지 말고, 낫으로 나를 찍어버리겠다는게 아냐.
물은 긷거나 물통에서 받아서 먹는다. 시장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동네가 있다. 아이들은 뛰놀고 남자들은 앉아있다. 여자들은 설거지나 빨래를 한다. 물을 긷거나 아이들을 보고 있다. 옛날 시골 동네에서 농사만 안 지으면 딱 이정도인데.
축제가 있었나보다. 멀리서 북치고 사람들이 소리지른다. 따라갔다. 손으로 북을 쳐대는데 아프지도 않은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다음날이 축제란다. 무슨 축제냐니까 연날리기 축제라고. 아, 그래서 아까 마을에서 어떤 아이가 연을 날리고 있었나? 오 그럼 내일은 재밌는 일이 있겠구나. 내일은 꼭 마을에 다시 나와봐야지. 그 축제전날 행열에 도로는 마비되고 차들은 길에 주차되어 있었다. 음, 그러니까 시장 쪽 도로만. 그렇게 기대하고 좋은 정보를 가지고 돌아와 내일을 기다렸지만 다음날 별다른 축제는 없었다. 실망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니 어떤 종교에 관한 축제가 아닐까라고 한다. 다른 종교의 사람들은 그런 축제는 완전 관심이 없나봐. 너무 다양하면 그 다양함에 오히려 무관심해지겠지. 내가 물어본 사람은 모슬렘이었다.
숙소로 돌아온다. 아이들은 거리에서 크리켓을 한다. 어딜가나 크리켓. 공과 라켓, 운동장만 있으면 열이고 스물이고 달라붙어 할 수 있는 크리켓. 아이들은 다들 크리켓을 한다. 골목마다 배트를 들고 휘두른다. 노을지는 저녁에 마지막 크리켓, 이 경기가 끝나고 해산하는 아이들을 보며 숙소로 돌아간다.